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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

[대전유성] 청담이상

 

금요일에 지인을 초대하여 대전에서 가진 술자리 2차장소.

우선 전반적인 평가는 여러모로 아쉬움이었다.

 

원래 알고 있던 청담이상이라는 곳은 나름 하이엔드 이자카야를 표방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다.

요즘에야 많이 생겼지만, 처음 갔던 청담이상은 충격적이었다.

의외로 합리적인 가격대, 독립된 공간, 사케 등을 포함한 다양한 주류라인.

급이 있는 이자카야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유사 가게가 생겼고, 현재까지 그 명성을 유지중인 곳이 바로 청담이상이다.

 

그리고 와이프가 좋아하는 안주가 몇 있어서 종종 가곤 했는데, 그 안주마저도 실망시키고야 말았다.

 

같이간 지인이 회뜨는 일만 수년 해왔고, 특히나 광어와 연어를 집중적으로 하였기 때문에, 그간 이상한것을 확인해주었는데,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광어 관련 안주 두개 모두 광어인지 아닌지 모를 생선이 나왔다.

연간 광어 수급량이 일정하고, 최근 제주도 광어 파동이나, 곧 있을 자연산광어의 제철로 광어 관련 안주가 안전하다고 판단하였으나,

안타깝게도 회의 모습이나 맛, 식감, 촉감, 향 등에서 광어인지 틸라피아인지 모르겠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우선 회의 관능적 평가에 대해서는 맛은 아예 무맛. 씹는 식감 외에는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 없을 무의 맛이었다.

손으로 찢어본 촉감이나 향에서는 광어가 원래 미미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난 잘 느끼지 못하였고, 식감에서도 최근 숙성회를 즐겨먹기 때문에이게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 그런 상태였다. 하지만 동석한 지인의 평가는 이건 아니다. 광어가 아닌 것 같다고 하였다.

물론, 1차를 고기를 먹었고, 조금 술이 들어간 상태였으나, 그정도로 착각을 할만큼 초보도 아니고,

심지어 회를 뜨는 업무를 수년간 진행하였으며, 나 역시 입질의 추억님 만큼은 아니지만,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에게 눈탱이 맞지 않을 정도로 생선에 대한 지식이 있는 상태였다.

 

문제는 이게 광어안주 한가지에서 발생한게 아니라 두가지 모두에서 발생하였다는 점이다.

광어가 양식에 성공하면서 국민생선이 되었지만, 이런 대접을 받을 생선은 아닌데... 아쉬운 대목이었다.

두번째로 시킨 광어명란무침이었는데, 광어지느러미인 엔가와가 뭔가 형태나 맛이 그게 아니었다. 예전에 가자미 지느러미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그것과는 또 다른, 뭔가 알 수 없는 맛이었다. 오히려 광어라기보단, 연골어류인 간재미와 같은 식감과 맛이 낫다. 그래서 직원을 불러 물어보니 광어 맞다고 해서 그냥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더 심한 건, 처음 시킨 광어고노와다였다. 일단 고노와다가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고노와다인데, 고노와다 특유의 향이나 맛이 없고, 멍게맛 밖에 안났다. 그냥 다진 멍게 수준. 정말 충격적이었다. 작년에 편의점 상품으로 멍게 고노와다가 나와서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싼 맛에 한번 먹었지만 그 이후로 먹은 적이 없었다. 아무리 먹어봐도 멍게 맛 외에는 아무 맛이 나지 않고, 고노와다도 아니고 그냥 쌩으로 짠맛만 났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모르겠어서 직원을 불러 문의하였다.

 

그 결과는 당연하게도 자기네 고노와다가 이거란다. 주방에 가서 물어본다고 하더니 주방에 들고가자마자 물어본건지, 아니면 이런 문의가 많은건지 거짓말 안보태고 5초만에 다시 가져왔다. 고노와다가 아니라 멍게맛밖에 안나요. 랬더니 자기네 고노와다에는 원래 멍게가 30프로 들어간단다. 함부로 사진을 첨부할 수 없지만, 청담이상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멍게 고노와다는 버젓이 다른 메뉴가 존재한다. 광어 고노와다랑 다른 메뉴로. 메뉴판 사진을 찍지 못한게 천추의 한이라 느껴질 만큼 억울하고 원통했다. 먹으면서 지인에게 한 말은 멍게를 썰던 칼로 고노와다를 만들었나 본데? 였는데, 별도의 메뉴가 존재했고, 자기네는 그걸 그리 내고 있단다. 그리고 직원의 결정타. 미리 설명 드렸을텐데요? 저희는 고노와다는 비린 맛이 있기 때문에 주문 전에 설명하게 되어있고, 그렇게 했단다.

 

가만히 앉아있다가 사람 두명이 바보가 되었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광어고노와다를 시킬때, 고노와다에 멍게 30%가 들어간다는 설명과, 비리다는 설명을 들었어야했고, 주의에도 불구하고 그 메뉴를 시킬 것인지를 확인하였다는 것이다.

환장할 노릇.

 

이 포스팅의 사진을 보고 저게 광어가 맞는지 확인시켜 주실 수 있는 분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여태까지 봐왔던, 그리고 하루 최소 10마리이상 회를 뜨던 지인은 저런 광어살을 본적이 없다. 어쩌면 내가 모르는 광어 종류이거나, 혹은 다른 무언가가 있거나,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겠지.

 

 

지금에와서 사진을 다시봐도 잘 모르겠다. 특히 마지막 사진인 오후 10:33의 타임스탬프 사진은 언뜻보면 광어 지느러미같지만, 저정도 사이즈가 되려면 광어가 정말 큰, 특대형 광어여야하는데, 그럼 여기서 그런 광어를 잡아서 쓰고 있던 것일까? 그래서 오히려 맛이 간재미와 비슷했던 것일까? 라는 의문이 남았다.

 

일단 현장에서는 그냥 술만 먹고 나왔다.

이미 기분이 상해서 별로 맛도 안느껴지고, 같이 간 아내와 아내의 후배 역시 술을 조금만 마시고 집에 가게 되었다.

 

맛은 별 하나도 아깝다. 혹시나 내가 잘 모르고 있을 수 있으니 하나를 남겨두며 후일을 기약해본다. 역시 이런데가면 그냥 오뎅탕이나 먹어야하나. 고급 이자까야같은 소리하고 앉았네. 아내가 좋아하는 형태의 술집이기 때문에 가긴 간다만, 이런 집에 이돈내고 갈바엔 전문점을 가던가 아니면 아예 활어회를 떠오겠다. 맛도 별로, 서비스도 별로, 가격은 역시나 별로. 이번의 방문에 한해서 이런것이기 때문에 변할 수 있지만, 두번다시 가지 않을 장소로 정할 정도다. 프랜차이즈 답게 위생에 신경쓰고 있고, 유성의 번화가에 위치하여 지리적 접근성이 좋은 것은 장점이 될 수 있다.

 

 

맛 ★☆☆☆☆

서비스 ★☆☆☆☆

가격 ★☆☆☆☆

위생상태 ★★★★☆

접근성 ★★★★☆

이용방법

- 금액 : 자비

- 이동수단 : 집에서 자차 20분 소요

- 위생상태 확인 : 어두워서 잘 확인 못하는 조명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프랜차이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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